TOVI: THE UNHOLY PREACH
……걸음걸음마다 부적(不適)이 잇따른다. 한 걸음에 후회가, 한 걸음에 슬픔이, 한 걸음에 의존이, 갈증이, 허기가. 밀물처럼 밀려와 기도하곤 썰물처럼 사라지는 사람들, 회개와 동시에 존재하는 그릇된 바람. 어리고 늙은 마을의 진부성은 신앙으로 더욱 낙후된다. 레토 블랜차드는 신존(神存)은 모를지언정 실존(實存)에는 탁월하여, 부존하는 불결성을 직면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영원히 그림자 속에서 녹아들 것만 같던 흡혈귀를, 가장 순수한 더러움을 보지 않을 수 없던 것이다. 사실 그는 기꺼이 의무이기 이전에 그리되길 바랐다. 그는 무감한 생을 뒤흔드는 어떠한 운명이 나타나기를 사력으로 바라왔고, 지금은 그에 대한 감사를 직접 벼린 칼로 자신의 피부를 갈라 보혈(寶⾎)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증명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굶주린 자에게 주었으며, 그녀는 굶주린 배를 움키고 먹었다. 하나뿐인 가족은 더 이상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바랬으니 이제 그는 그녀에게 유일한 온기의 보존자였고 유일한 생명의 수호자였다. 거부할 수 없을 한없는 다정함의 현신이었다.
"이리 와, 착하지."
"...개 다루듯 굴지 마."
"웬걸, 내가 언제 그랬다고."
결코 태어나지 않았어야만 하는 존재. 그러나 단 하나의, 다정한 정상성을 촉발하는 둘도 없는 존재. 레토 블랜차드는 미사의 마지막 시간에나 고해실에서의 고역을 겪노라면 그와 데비를 두 사람에게 빗댔다. 그는 로랑 르클레어였으며, 그녀는 테레즈 라캥임에 틀림이 없다. 언젠가 그녀에게 성(性)이 부여된다면 가히 영원 어둠(Black)이 어울리리라. 데비에게 의존은 어쩔 수 없는 수단이었고, 레토에게 그녀의 의존은 인생에 기꺼운 단 하나의 불이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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