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제 소원은 고작 이 저택에서 평화롭고 가늘고 길게 고용되어 일이나 하는 것이었는데. 어쩌면 여기에서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일기를 누가 믿어주기나 할까요? 만약 누군가 이 기록을 보게 된다면 부디 제가 쓰는 이 마지막 문단만은 찢기거나 닳지 않아 꼭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상태이길 바랍니다.
이건 간곡한 전언입니다!
소문의 뿌리를 따라가지 마세요. 생겨난 말은 절대로 이유 없이 떠다니지 않아요. 자칫하면 당신이 위험해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모르는 채로 덮어두는 것이 더 나은 진실도 있어요. 어떤 이야기에 따르면 사람이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상자를 열어버린 한 여자의 후손이라고는 하지만요…….
오, 그림자를 보아버린 저는 이제 매일같이 기도해야겠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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